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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스타트업개론]#3 린스타트업에 대한 착각 하나

등록일
2020.06.10


린스타트업에 대한 착각 하나

스타트업 개론 #3




[스타트업 개론 #3]  


우리에게는 본능적, 자동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심장이 뛰거나 맛있는 것을 보면 침이 고이는 현상 같은 것들 말입니다. 

 

본능적이고 자동적이라는 말은 곧 우리의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이뤄진다는 뜻입니다. 의식을 거치면 느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바로 프리패스하게 만들어진 것이죠. 의식을 거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키보드 타이핑입니다. 처음 타자를 배울 때는 글자 하나하나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굳이 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바로 원하는 문장을 타이핑할 수 있게 됩니다. 너무 익숙하다 보니 의식을 거의 거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이보다는 더욱 복잡한 것들, 이를테면 어떤 정보를 인식하거나 반응하는 방식 같은 경우에 우리는 이것을 의식이 개입한 이성적인 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본능과 자동 메커니즘이 훨씬 많이 개입하고 그래서 수많은 오류에 부딪힙니다. (대니얼 카네만 등으로 대표되는 행동경제학이 이런 맥락으로 설명하고 있죠.)

 

또한 프로이트는 '반복적 강박'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관계처럼 훨씬 복잡한 것도 사실은 우리의 무의식이 작용하고 반복되는 영역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나쁜 남자에게 상처 받은 여자가 또 비슷한 남자와 연애한다든지, 회사에서 사고 치고 이직한 녀석이 새로운 회사에서도 또 비슷한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죠. 

 

그래, 무의식이 많이 개입한다는 거 알겠는데 이게 린스타트업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구요?


린스타트업은 스타트업에서는 일종의 법칙이 되어버린 사업화 방법론입니다.  

 

한 마디로 작은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라는 방법론입니다. 여러 번의 검증과 작은 실패를 통해 스타트업은 경쟁력을 높이고 큰 실패를 피할 수 있게 되죠. 불확실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투자를 통해 시장을 검증해서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 기회를 빠르게 찾아낸다는 점에서 가장 스타트업다운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린스타트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아주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믿음입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에 대해 시장의 수요가 없었거나 상품성이 떨어졌거나 혹은 운영상의 미숙함으로 실패한 경우라면 린스타트업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학습을 통해 배우고 개선할 여지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대표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그리고 사업 수행 방식으로 인해 실패한 경우에는 린스타트업은 의미가 없습니다. 앞서 말한 '반복적 강박'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영역의 이슈라고 한다면 오늘의 실패를 다음에 또 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가령 창업자의 욕심 때문에 팀이 와해되어서 실패한 경우라면, 다음번에는 창업자가 욕심을 버릴까요? 완벽주의 때문에 제품을 완전하게 만드는 데만 집착하다가 출시도 못하고 실패했다면, 과연 다른 아이템을 가지고는 완벽주의를 포기할까요?

 

학습과 노력을 통해, 즉 린스타트업이 의미가 있는 영역은 사업의 요소 중 '시장 수요나 아이템 레벨'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창업자의 사업 수행 방식', '대인관계', '가치관이나 성격' 같은 요소들은 학습이나 노력을 통해 결코 쉽사리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전자가 문제가 되어 실패한 경우라면 얼마든지 재도전할 수 있고, 린스타트업의 개념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케이스일 테지만 후자가 실패의 원인이라면 개과천선하기 전에는 실패의 반복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작은 습관조차 바꾸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게 인간인데, 자기 삶의 방식 전체를 바꿔야 하는 의식적/무의식적 사고 패턴의 전면적 수정은 어려운 이야기 같습니다.

 

반복하다 보면 성공 기회가 오고, 버티다 보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스타트업 정신이지만, 그 버티는 대상이 나의 성격적, 성향적 이슈라면 답이 아닐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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